열 종목을 들고 있어도 분산이 아닐 수 있다
분산은 종목 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정도로 결정됩니다. 상관, 군집, 위기 때 상관이 1로 모이는 현상과 실제로 분산을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최종 수정 2026-09-18
종목 수는 분산의 척도가 아니다
반도체 장비주 다섯 개, 반도체 소재주 세 개, 미국 반도체 ETF 두 개를 들고 있다면 종목은 열 개입니다. 하지만 이 계좌는 사실상 반도체 업황이라는 하나의 베팅입니다. 업황이 꺾이는 날 열 종목은 함께 떨어집니다.
분산의 효과는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것"을 섞을 때만 나옵니다. 두 자산이 완전히 같이 움직이면(상관 1) 섞어도 위험이 그대로이고, 전혀 무관하게 움직이면(상관 0) 같은 비중으로 둘을 섞었을 때 변동이 약 30% 줄어듭니다. 종목을 몇 개 더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더하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섹터 이름을 믿지 않는 이유
흔한 방법은 섹터로 나누는 것입니다. IT 30%, 금융 20%, 헬스케어 20% 식입니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두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 같은 섹터 안에서도 움직임이 다릅니다. 같은 "IT"라도 메모리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구독 기업은 다른 요인에 반응합니다.
- 다른 섹터인데 같이 움직입니다.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 리츠, 유틸리티는 섹터가 달라도 금리가 오르는 날 함께 빠집니다. 전기차·2차전지·리튬 광산은 분류상 세 섹터지만 하나의 테마입니다.
그래서 이 서비스는 섹터 이름이 아니라 실제 가격의 상관으로 종목을 묶습니다. 약 2년치 일간 수익률로 상관을 계산하고, 서로 가깝게 움직이는 종목끼리 군집으로 나눈 뒤 "내 계좌가 몇 개의 군집에 걸쳐 있는가"를 봅니다. 열 종목이 두 군집에 몰려 있다면 실질적인 분산은 둘입니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분산은 사라진다
상관은 고정된 값이 아닙니다. 평온한 시기에는 종목마다 제 사정으로 움직여 상관이 낮게 나옵니다. 그러다 시장 전체가 공포에 빠지면 사람들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팝니다. 이때 거의 모든 위험자산의 상관이 1에 가깝게 올라갑니다.
즉 평소의 상관으로 계산한 "분산 효과"는 위기 때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습니다. 분산이 가장 필요한 날에 분산이 가장 약합니다. 이 서비스가 평상시 상관과 스트레스 구간의 상관을 나눠 보여 주는 이유입니다. 스트레스 구간에서도 낮은 상관을 유지하는 조합이 진짜 분산입니다.
주식끼리의 분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기 때 주식과 반대로 움직이거나 덜 움직이는 것은 대개 주식이 아닙니다 — 현금, 단기 국채, 일부 통화입니다. 현금 비중도 분산입니다.
집중도 — 가장 큰 세 종목이 몇 %인가
상관을 따지기 전에 확인할 더 단순한 숫자가 있습니다. 가장 큰 종목 하나가 계좌의 몇 %인지, 상위 세 종목의 합이 몇 %인지입니다. 열 종목을 들고 있어도 한 종목이 60%라면 나머지 아홉은 장식입니다.
집중은 대개 의도한 것이 아닙니다. 오른 종목의 비중이 저절로 커진 결과입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모르는 사이에 집중된 계좌가 됩니다. 이 서비스의 포트폴리오 점검은 수익률로 점수를 매기지 않고, 집중도·손절 계획 유무·군집 분포처럼 관리되고 있는가를 봅니다.
상관 분석에서 조심할 것
- 기간이 짧으면 우연을 잰다
- 석 달치 데이터의 상관은 그 석 달의 사건을 반영할 뿐입니다. 최소 1~2년이 필요하고, 그 안에 하락 구간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 거래일이 다른 시장
-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은 거래 시간이 겹치지 않습니다. 같은 날짜의 수익률을 그대로 비교하면 상관이 실제보다 낮게 나옵니다. 하루 밀린 관계가 섞이기 때문입니다.
- 한계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가 주식 데이터에 섞이면 주말 봉이 날짜 축을 늘려 분석 전체가 망가집니다. 이 서비스에서도 유로화로 호가되는 암호화폐 하나가 미국 주식으로 분류되어 미국 쪽 군집 분석이 통째로 "판정 불가"가 된 적이 있습니다.
- 선행 관계를 찾아내려는 유혹
- "A가 오르면 다음 날 B가 오른다"는 관계는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종목 쌍은 수천 개이고, 충분히 뒤지면 아무 데서나 그런 관계가 우연히 나옵니다.
- 한계 여러 조합을 시험해 찾아낸 선행성은 거의 항상 다음 달에 사라집니다.
- 거래가 없는 종목
- 가격이 멈춘 종목은 누구와도 상관이 0에 가깝게 나옵니다. 그것은 분산 효과가 아니라 데이터가 죽은 것입니다.
실제로 해 볼 것
- 가장 큰 종목과 상위 세 종목의 비중을 적습니다.
- 보유 종목을 "같은 뉴스에 함께 반응하는 것"끼리 묶어 봅니다. 묶음이 몇 개입니까?
- 지난 하락장에서 그 묶음들이 각각 얼마나 빠졌는지 확인합니다. 다 같이 빠졌다면 묶음은 하나입니다.
- 새 종목을 살 때 "이것은 내 계좌에 새로운 움직임을 더하는가"를 묻습니다. 이미 있는 묶음에 속한다면 분산이 아니라 비중 확대입니다.
분산의 목적은 수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판단이 틀렸을 때 계좌 전체가 함께 틀리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종목 수는 그 목적을 달성했는지 알려 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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