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선에서 거꾸로 수량을 정한다 — 포지션 사이징

"몇 주 살까"를 먼저 정하면 손실 크기는 운에 맡기게 됩니다. 감수할 손실에서 출발해 수량을 역산하는 방법과 ATR 손절, R 배수를 설명합니다.

최종 수정 2026-09-18

순서가 거꾸로다

많은 사람이 "이 종목에 500만원을 넣자"에서 시작합니다. 손절선은 나중에 정하거나 정하지 않습니다. 이 순서에서는 한 번 틀렸을 때 잃는 금액이 종목마다 제각각이 됩니다. 변동성이 큰 종목에서는 한 번의 손절이 계좌의 5%를 가져가고, 조용한 종목에서는 0.5%만 가져갑니다.

순서를 뒤집습니다.

  1. 한 번 틀렸을 때 잃을 금액을 정합니다. 흔히 계좌의 1%입니다.
  2. 손절선을 정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내 생각이 틀린 것"이라는 가격입니다.
  3. 수량 = 감수할 금액 ÷ (진입가 − 손절가)

계좌가 1,000만원이고 1%를 감수한다면 한 번에 잃을 금액은 10만원입니다. 5만원짜리 주식의 손절선을 4만 6천원에 두었다면 주당 손실은 4천원이고, 수량은 25주(125만원)입니다. 같은 가격의 더 출렁이는 종목이라 손절선이 4만 2천원이라면 수량은 12주입니다. 어느 쪽이 틀려도 잃는 돈은 10만원으로 같습니다.

손절선은 어디에 두는가 — ATR

손절선을 "−5%" 같은 고정 비율로 두면 종목의 성격을 무시하게 됩니다. 하루에 4%씩 움직이는 종목에게 −5%는 평범한 하루입니다. 아무 의미 없는 흔들림에 손절이 나가고, 그 뒤 주가는 원래 방향으로 갑니다.

ATR(Average True Range)은 그 종목이 최근에 하루 평균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나타냅니다. 손절선을 "진입가 − ATR × 배수"로 두면 종목의 평소 흔들림 바깥에 선이 놓입니다. 이 서비스의 기본 규칙은 손절 1 ATR, 목표 2 ATR, 최대 보유 20거래일이며, 시점별 S&P 500 구성 종목으로 약 4년 반을 검증한 값입니다.

ATR을 구할 수 없을 때
상장 직후이거나 거래가 끊긴 종목은 ATR이 없거나 0에 가깝습니다. 이때 이 서비스의 진입 판정 화면은 임의의 값으로 채우지 않고 판정을 거부합니다.
한계 ATR이 0에 가까우면 "손절 폭이 거의 없다 → 수량을 엄청나게 늘려도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리스크 계량이 거짓말이 되는 순간입니다.

R 배수 — 모든 거래를 같은 자로 잰다

처음 감수하기로 한 손실을 1R이라고 부릅니다. 위 예에서는 10만원입니다. 그러면 모든 거래의 결과를 R로 말할 수 있습니다. 20만원을 벌었으면 +2R, 손절에 걸렸으면 −1R입니다.

이렇게 하면 종목의 가격대나 투자 금액과 무관하게 거래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전략의 기대값도 R로 나옵니다. 승률 40%에 평균 이익 +2R, 평균 손실 −1R이면 기대값은 0.4 × 2 − 0.6 × 1 = +0.2R입니다. 거래 한 번마다 감수한 위험의 20%를 번다는 뜻입니다.

이 서비스가 봇의 성적을 수익률과 함께 R로 집계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R도 평균만 보면 이상값 하나에 끌려가므로 중앙값을 함께 봅니다.

전체 위험에도 상한을 둔다

종목당 1%를 지켜도 20종목을 동시에 들고 있으면 최악의 경우 20%를 잃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무너지는 날에는 종목들이 함께 떨어집니다. 그래서 "모든 포지션이 동시에 손절될 때의 손실"에도 상한이 필요합니다.

이 서비스의 자동매매는 이 상한을 계좌의 10%로 둡니다. 포지션마다 쓰고 있는 위험은 "1%와 평가액 비중 중 작은 쪽"으로 셉니다. 평가액이 계좌의 0.5%인 포지션은 주가가 0이 되어도 0.5%밖에 잃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계산을 잘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포지션마다 무조건 1%를 쓴다고 가정했더니, 주식 비중이 계좌의 5%뿐이고 현금이 90%가 넘는 계좌에서 "위험 9% 사용 중"으로 계산되어 신규 매수가 전부 막혔습니다. 안전장치는 너무 헐거워도 문제지만 근거 없이 빡빡해도 제 역할을 못 합니다.

켈리 공식은 왜 그대로 쓰지 않는가

켈리 공식은 승률과 손익비를 알 때 장기 성장률을 최대로 하는 베팅 비율을 알려 줍니다. 문제는 승률과 손익비를 정확히 안다는 전제입니다. 표본 30건에서 나온 승률 55%의 실제 값은 40%일 수도 70%일 수도 있고, 켈리는 입력이 조금만 부풀려져도 파산할 크기를 권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켈리 값의 절반 이하를 쓰고, 표본이 적을수록 보수적인 값 쪽으로 당깁니다. 이 서비스도 승률을 표본 수에 따라 50% 쪽으로 축소해서 쓰고, 전략별 상한과 위 1% 규칙 중 가장 작은 값을 최종 크기로 삼습니다.

손절이 실행되지 않는 순간들

  • 갭 하락. 손절선이 46,000원이어도 다음 날 시가가 43,000원이면 43,000원에 팔립니다. 실제 손실은 1R보다 큽니다.
  • 거래 정지·하한가. 팔 수 없으면 손절도 없습니다.
  • 통화가 섞인 기록. 국내 주식의 손절가는 원화로, 현재가는 달러로 저장된 장부에서는 비교 자체가 틀어집니다. 이 서비스에서는 이 때문에 이익 중인 포지션이 손절로 청산된 적이 있습니다.
  • 사람. 가장 흔한 실패는 손절선에 닿았을 때 "조금만 더"라고 선을 옮기는 것입니다.

수량을 손절선에서 역산하면 종목을 고르는 실력과 무관하게 한 가지는 보장됩니다. 한 번의 실수로는 계좌가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그 위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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