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로 살까 지정가로 살까 — 전략이 주문 방식을 정한다
시장가와 지정가의 선택은 취향이 아니라 전략의 논리에서 나옵니다. 돌파·추세 전략과 눌림·가치 전략이 서로 다른 주문을 써야 하는 이유와 분할 매수의 함정을 설명합니다.
최종 수정 2026-09-18
두 주문의 교환 조건
- 시장가 주문
- 지금 나와 있는 가장 좋은 상대 호가에 즉시 체결합니다. 반드시 체결되지만 가격은 체결되고 나서야 압니다. 호가가 얇으면 생각보다 나쁜 가격이 됩니다.
- 지정가 주문
- 내가 정한 가격이나 그보다 유리한 가격에만 체결합니다. 가격은 확실하지만 가격이 닿지 않으면 체결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그날 장이 끝나면 사라집니다.
- 한계 지정가가 체결되지 않는 경우는 대개 가격이 내가 원한 방향으로 가 버린 경우입니다. 오를 종목은 놓치고 내릴 종목만 체결되는 쏠림이 생깁니다.
마지막 문장이 핵심입니다. 100달러에 지정가 매수를 걸었는데 주가가 곧장 110달러로 가면 체결되지 않습니다. 주가가 90달러로 떨어지는 날에는 100달러에 어김없이 체결됩니다. 지정가의 "가격 이점"에는 이런 불리한 선택의 비용이 숨어 있습니다.
전략의 논리가 답을 준다
이 서비스의 자동매매는 처음에 모든 매수를 시장가로 냈습니다. 느긋하게 사도 되는 종목과 빨리 사야 하는 종목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이것을 나누면서 기준으로 삼은 것은 느낌이 아니라 각 전략이 무엇에 돈을 거는가였습니다.
- 돌파 · 추세 추종
- 시장가 — 기다리면 놓친다
- 눌림목(평균 회귀) · 채널 하단 매수
- 지정가 — 쫓아가면 논리가 깨진다
- 가치 · 배당 성장
- 지정가 — 하루 이틀은 중요하지 않다
돌파 전략은 "가격이 저항선을 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에 겁니다. 그 움직임이 전략의 근거이므로 아래에 지정가를 걸어 놓고 기다리는 것은 모순입니다. 돌파가 진짜라면 가격은 돌아오지 않고, 돌아와서 체결된다면 돌파가 실패한 것입니다. 시장가의 비용은 이 전략의 필요 경비입니다.
눌림목 전략은 "싸졌을 때 산다"에 겁니다. 이 전략이 시장가로 위를 쫓아가면 싸게 산다는 전제가 무너집니다. 가치 전략은 수개월에서 수년을 봅니다. 오늘 체결되든 다음 주에 체결되든 결과에 차이가 없고, 서두를 이유가 없으니 웃돈을 줄 이유도 없습니다.
지정가는 얼마나 아래에 걸까
자연스러운 다음 질문은 "현재가보다 몇 % 아래에 걸 것인가"입니다. 1% 아래에 걸면 더 싸게 사지만 체결될 확률이 줄어듭니다. 적당한 할인 폭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서비스는 할인 폭을 두지 않았습니다. 현재가 그대로 지정가를 냅니다. 0.5%든 1%든 그 숫자를 뒷받침할 검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근거 없는 상수는 한번 들어가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채로 남습니다. 현재가 지정가의 뜻은 소박합니다. "웃돈은 주지 않는다"까지입니다. 주문을 내는 순간 가격이 위로 튀면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날 체결되지 않은 지정가는 장 마감과 함께 만료됩니다. 다음 날에도 신호가 살아 있으면 그날의 가격으로 새로 냅니다. 어제의 가격에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지정가가 계좌를 얼리지 않게
지정가 매수를 도입하면 "기다리는 주문"이라는 새로운 상태가 생기고, 이것이 다른 규칙과 부딪힙니다. 원래 봇에는 "체결이 확인되지 않은 주문이 하나라도 있으면 새 매수를 하지 않는다"는 안전 규칙이 있었습니다. 주문이 나갔는지 아닌지 모르는 채로 또 사면 중복 매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규칙을 그대로 두면 느긋한 지정가 하나가 하루 종일 걸려 있는 동안 계좌의 모든 매수가 멈춥니다. 그래서 상태를 둘로 나눴습니다.
- 증권사가 접수한 것이 확인된 대기 주문: 같은 종목의 추가 매수만 막습니다. 그 주문이 쓸 금액은 가용 현금에서 미리 뺍니다.
- 접수 여부조차 불명확한 주문(통신 오류 등): 예전처럼 모든 매수를 막습니다. 돈이 나갔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 동시에 걸어 둘 수 있는 지정가 매수의 종목 수에 상한을 둡니다.
- 예약 금액을 계산할 수 없는 주문은 무한대로 칩니다. 모르는 예약은 없는 예약이 아닙니다.
반대 방향의 충돌도 있습니다. 사람이 걸어 둔 지정가 매도가 보유 수량을 예약하고 있으면, 봇이 손절하려 할 때 "매도 가능 수량 부족"으로 거절됩니다. 그래서 봇은 손절 주문을 내기 직전에 같은 종목의 지정가 매도를 먼저 취소합니다. 급하지 않을 때 걸어 둔 주문은 급해진 순간에 걷혀야 합니다.
분할 매수의 함정
분할 매수는 널리 권해지는 방법입니다. 절반만 먼저 사고, 생각이 맞는 것이 확인되면 나머지를 삽니다. 이 서비스의 봇도 1차 50%, 2차 50%로 나눠 샀습니다.
기록을 보니 1차와 2차 매수 사이의 간격이 0.7분에서 1.6분이었습니다. 한 종목은 42초 뒤에 정확히 같은 가격으로 2차 매수가 나갔습니다. 봇은 다음 점검 주기에 "2차 매수 조건"을 확인했고, 1분 사이에 달라진 것이 없으니 조건은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같은 가격에 1분 간격으로 두 번 사는 것은 확인이 아닙니다. 수수료와 슬리피지를 두 번 내는 것입니다. 분할 매수가 의미를 가지려면 1차와 2차 사이에 무언가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며칠의 시간이 지났거나, 가격이 의도한 방향으로 일정 폭 움직였거나. 그런 조건 없이 금액만 나눈 것은 분할이 아니라 중복입니다. 지금은 분할을 끄고 한 번에 삽니다.
직접 주문할 때의 요령
- 사려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적어 봅니다. "움직이기 시작해서"면 시장가, "싸져서" 또는 "좋은 회사라서"면 지정가가 맞습니다.
- 거래가 적은 종목, 장 시작 직후, 정규장 밖의 시간에는 시장가를 피합니다.
- 손절은 시장가가 원칙입니다. 나가야 할 때는 가격보다 체결이 중요합니다. 지정가 손절은 급락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채 남습니다.
- 지정가가 체결되지 않았다면 가격을 올려 쫓아가기 전에, 처음의 매수 이유가 아직 유효한지 다시 봅니다.
- 걸어 둔 주문을 잊지 않습니다. 며칠 뒤 상황이 바뀐 다음에 체결되는 주문은 그날의 내가 내린 결정이 아닙니다.
주문 방식은 작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전략의 일부입니다. 진입 방식이 전략의 논리와 어긋나면 백테스트에서 본 성적은 실제로 재현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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